급성 A형 간염

조정수 과장 (오산한국병원 제 6내과)

 

A형간염의 발생 증가로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A형간염 백신이 전국적으로 품절되어 투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A형간염은 10여년 전까지는 관심을 끌지 못하는 질환이었다. 그것은 1980년대 이전에는 상하수도가 완비되지 않았고 분변을 비료로 사용하여 경작하는 토지가 많아서 20대가 되면 거의 모든 국민이 A형간염 항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6세 이전의 소아에게서는 대부분 증상이 경미하여 간염을 진단받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은 대부분 심한 증상을 동반한다. 따라서 A형간염이 만연한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성인이 되기 전에 증상 없이 A형간염을 앓고 난 후 평상 항체를 보유하게 되어 성인에서 A형간염 환자를 보기 힘들었다. 우리나라는 최근 30년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어 위생 및 생활환경이 개선되어 A형간염 항체 비율은 감소하여 성인에서 A형간염 위험은 더욱 증가하게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항체보유율은 40세 이상의 연령에서는 90% 이상을 보이지만 과거에 비해 젊은 성인층에서 급격히 감소하여 30세 미만에서는 20% 내외로 알려져 있으며 더욱이 20세 미만에서는 10% 미만으로 보고한 연구도 있다.

 

A형간염은 주로 가정에서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통한 경구감염으로 전염되는 형태가 가장 흔한 전파경로로 알려져 있다. 가족 중에 한 사람이 감염되면 다른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20~50% 정도이고, 다음 환자의 증상은 잠복기간(약 2~6주)이 경과한 후 나타난다.

 

A형간염은 갑작스럽게 시작하는 발열, 피곤, 식욕부진, 구역, 구토, 근육통, 두통 등의 감기와 비슷한 증상과 함께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난다. 이러한 일반적인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하면서 소변색이 진해지고 황달이 심해지면서 피부 가려움이 동반되기도 한다. 우상복부 혹은 심와부에 통증이나 압통이 있고, 간이나 비장이 커져서 진찰시 만져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생긴 후 4~6주 이내에 증상 및 간 기능 검사 소견이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4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빌리루빈 수치가 지속적으로 증가되는 담즙정체성 간염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증상 및 간 기능 검사가 호전되었다가 증상이 다시 생기면서 간 기능 검사의 이상이 재발되는 재발성 간염 형태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A형간염 환자의 약 0.5%에서 전격성 간염 혹은 간부전이 발생하며 이중에서 35% 정도는 저절로 회복되나 나머지는 간이식을 받지 못하면 사망하게 된다. 아직 우리나라의 자료는 없으나 미국에서는 전격성 간염으로 해마다 100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환자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격성 간염이나 간부전으로 사망하거나 간이식을 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또한 담즙정체성 간염, 심한 혈액학적 변화, 혈액투석이 필요한 신부전, 흉수, 뇌염, Guillian-Barre syndrome 등의 보고가 증가하고 있다.

 

급성 A형간염 환자의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전체의 30% 정도에서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다른 급성 간염과 마찬가지로 A형간염을 치료하는 특별한 항바이러스제는 없으며 충분한 휴식, 균형 잡힌 식이, 적절한 수액공급 등이 권고된다. 특히 알코올이나 간에 위험할 수 있는 약제(한약이나 민간요법) 등의 사용은 피해야 한다.

 

A형간염을 예방하기 위한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백신은 Havrix와 Epaxal이 있으며 2가지 백신 모두 첫 번째 접종 후 1개월이 지나면 94% 이상의 예방 효과가 있으며 6~18개월 후 2차 접종 후에는 94~100%의 예방효과를 2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다. 백신의 효과는 좋으나 만드는 과정이 힘들고 복잡하여 비용이 비싼 단점이 있다.

 

최근 간학회 및 의학협회에서 30세 이전의 성인은 항체검사 없이 A형간염 예방접종을 권고하였으며 좀 더 많은 역학 연구 자료가 나올 때까지 적극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화성오산신문(hosh6321@choll.com)